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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혹은/조병화/좋은시♬

 

, 혹은

 

조병화

 

 

, 혹은

 

조병화



,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이 시는 1991년 발간된 '숨어서 우는 노래'라는

시집에 수록된 작품입니다.

참고로 시인께서는 2003 3월에 작고하셨습니다.

 

Posted by 다정한 호롱불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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