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에관한시]장미차를 마시며-정끝별
♬장미차를마시며/장끝별♬ 장미차를 마시며 정끝별 [5월]5월의 시 장미차를 마시며 시 쓰는 후배가 인도에서 사왔다며 건넨 장미차 보랏빛 마른 장미들이 오글오글 도사리고 있다 잔뜩 오므린 봉오리를 감싸고 있는 건 연두 꽃판이다 아홉 번을 다녀갔어도 후배의 연애는 봉오리째 차마 열리지 못했는데, 그게 늘 쓴맛이었는데 찻물에 마른 장미를 아홉 송이를 띄운다 여름 직전 처음 꽃봉오리가 품었던 목마름은 따뜻한 물에도 좀체 녹아들지 못하고 보라 꽃잎에서 우러나온 첫 물은 연둣빛이다 피워보지 못한 저 무궁무진한 숨결 첫 물은 그 향기만을 마신다 어쩌다 아홉에 한 송이쯤은 활짝 오랜 물에서 꽃 피기도 하는데 인도밖에 갈 곳이 없었던 후배의 안간힘도 그렇게 무연히 피어났으면 싶었는데 붉게 피려던 순간 봉오리째 봉인해버린..
생활의정보/좋은글과시
2018. 4. 30.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