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시/오월의숲에들면/김금용♬
5월의 시
오월의 숲에 들면
김용호
오월의 숲에 들면
어지러워라
자유로워라
신기가 넘쳐 눈과 귀가 시끄러운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까치발로 뛰어다니는 딱따구리 아기 새들
까르르 뒤로 넘어지는 여린 버드나무 잎새들
얕은 바람결에도 어지러운 듯
어깨로 목덜미로 쓰러지는 산딸나무 꽃잎들
수다스러워라
짓궂어라
한데 어울려 사는 법을
막 터득한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물기 떨어지는 햇살의 발장단에 맞춰
막 씻은 하얀 발뒤꿈치로 자박자박 내려가는 냇물
산사람들이 알아챌까봐
시침떼고 도넛처럼 꽈리를 튼 도롱뇽 알더미들
도롱뇽 알더미를 덮어주려 합세하여 누운
하얀 아카시 찔레 조팝과 이팝꽃 무더기들
홀로 무너져 내리는 무덤들조차
오랑캐꽃과 아기똥풀 꽃더미에 쌓여
푸르게 제 그림자 키워가는 오월의 숲
몽롱하여라
여울져라
구름밭을 뒹굴다
둥근 얼굴이 되는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김금용·시인, 서울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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