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숙 시 하얀 목련/좋은시
4월의 시/좋은 시/아름다운 시♬
하얀 목련
송혜숙
하얀 목련
송혜숙
어머나
언제 저렇게 피었지
나를 놀라게 해 주려고
깜깜한 밤에 모두들 피었나
어제 지나갈 때는 못 봤는데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장식한
하얀 꽃들을 모두 뜯어서
저 나무에 매달아 놓았을까
저 순결하고 고귀한 하얀 목련
꽃송이들 사이로 보이는 파아란 하늘
파란 하늘에 박혀있는 하얀 꽃송이들
목련이 저렇게 예뻤나
작년에도 보고 감동했었지
오랫동안 안보다 보니 더 예쁜 것 같네
꽃은 지니까 더욱 아름다운 것일까
일년 내내 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면
이렇게 신비하고 가슴을 뛰게 하지는 못했겠지
그래 꽃은 지니까 다시 피는거야
꽃이 지는 건 새로운 꽃을 약속하는거네
오늘은 하얀 목련이 내게 스승님이 된다
하얀 목련 꽃송이들이 길 가는 나를 붙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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