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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애송시/여름시/여름의시/여름날/김사인♬

 

 

여름날

 

김사인

 

 

 

여름날

 

김사인

 

풀들이 시드렁거드렁 자랍니다

제 오래비 시누 올케에다

시어미 당숙 조카 생질 두루 어우러져

여름 한낮 한가합니다


봉숭아 채송화 분꽃에 양아욱

산나리 고추가 핍니다

언니 아우 함께 핍니다


암탉은 고질고질한 병아리 두엇 데리고

동네 한 바퀴 의젓합니다

나도 삐약거리는 내 새끼 하나하고 그 속에 앉아

어쩌다 비 갠 여름 한나절

시드렁거드렁 그것들 봅니다

긴 듯도 해서 긴 듯도 해서 눈이 십니다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 (창비, 2006)-

 

 

 

Posted by 다정한 호롱불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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