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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벚꽃시/도혜숙/밤벚꽃/나태주/산벚꽃나무

김하인/벚꽃처럼져내려도/김태인/벚꽃/김종제

벚꽃그녀에게/김영월/벚꽃이감기들겠네♬

 

 

벚꽃시 모음(2)

 

 

[좋은시]벚꽃시 모음(1)

 

 

[좋은시]벚꽃시 모음(3)

 

 

[좋은시]벚꽃시 모음(4)

 

 

[영상음악]벚꽃엔딩

 

[서울/석촌호수]잠실 석촌호수 벚꽃축제

 

 

 

벚꽃

 

김영월

 

요절한 시인의 짧은 생애다

흰빛이 눈부시게 떨린다

살아서 황홀했고 죽어서 깨끗하다

 

 벚꽃이 감기 들겠네

 

김영월 

 

비가 그친 저녁

더 어두워지는 하늘가

이 쌀쌀한 바람에

여린 꽃망울들이 어쩌지 못하고

그만 감기 들겠네

그 겨울 지나, 겨우 꽃눈이 트이고

가슴 설레는데

아무도 보는 이 없고

꽃샘추위만 달려드네

우리가 꿈꾸던 세상은

이게 아니었네

좀더 따스하고 다정하길 바랬네

윤중로 벚꽃 잎은 바람에 휘날려

여의도 샛강으로 떨어지고

공공근로자 아주머니의

좁은 어깨 위에 몸을 눕히네

김정희 - 벚꽃 핀 길을 너에게 주마

대낮에

꽃 양산이 즐비한 거리를 늙은 고양이처럼 걸었다

바람이 불었다

내 좁은 흉곽으로 들이 떨어져 내렸다

시간이 흘러도 읽어내지 못하는 까막눈을

새들이 꺼내 물고 네거리 쪽으로 갔다

길고 긴 詩句 받아 적는지

한 떠돌이가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어디에도

우리가 지나 온 길보다 더 긴 시구를 가진 시는 없다*

나는 꽃 핀 길을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유랑하는 청춘들의 푸른 이마를 적시며

행상꾼의 생선 비린내를 몰며

삼라만상 狂氣들을 덮으며 흘러가는 위로

다시 발을 얹었다

네게로 가기 위해

(* 존 버거의 시 '이별'에서 차용)

 

 벚, 그녀에게

 

김종제 

 

누군가를 저렇게 간절히 원하다가

상사병으로 밤새 앓아 누워

죽음의 문턱까지 가 본 적 있느냐

누군가를 저렇게 원망하다가

눈물 하루종일 가득 흘려

깊은 강물 되어 본 적이 있느냐

누군가를 저렇게 목 빼고 기다리다가

검은머리 한 세월

파뿌리 흰머리가 되어 본 적이 있느냐

누군가를 저렇게 못 잊어 그리워하다가

붉은 목숨 내놓고

앞만 보고 행진해 본 적이 있느냐

누군가를 저렇게 찾아다니며

사막의 빙하의 길

오래 걸어 신 다 닳아 본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단 며칠이라도 얼굴 보여주려고

이 세상 태어나기를 원한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몸 눕혀 불길로 공양해 본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목숨 바쳐

순교자의 흰 피를 뿌려본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말없는 눈빛으로 다가가

속 깊은 우물이 되어 본 적이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천년 만년 바람 불고 눈비가 와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본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절대적인 꿈과 희망이 되어 본 적 있느냐

누군가에게 저렇게 전율이 감도는

노래와 춤이 되어 본 적이 있느냐

어제 벚꽃, 그녀에게

숨김없이 옷을 다 벗고

사랑한다고 고백해 본 적이 있느냐

 

벚꽃

 

김태인

 

우리 마을 해님은

뻥튀기 아저씨

골목길 친구들이

배고프면 먹으라고

아무도 모르게

강냉이를 튀겼어요

 

벚꽃처럼 져내려도

 

김하인

 

남녀가 같이 있는 것만큼 기쁜 일 어디 있겠습니까.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기만 한다면

달도 해도 맘대로 방 안에서 띄우고 저물게 할 것입니다.

서로 그리워만 한다면 함께 누운 곳마다 수풀 생기고

산과 계곡이 낳아지고

냇물과 강이 분만된

새 세상이 매일 아침처럼 돋고 저녁처럼 지는 것을 함께 볼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기만 한다면 사랑으로만 살기 원했듯 사랑만으로 죽는 것도 좋습니다.

벚꽃처럼 화려한 절정에서 한꺼번에 이 세상 모든 게 져내려도 좋습니다.

함께 있어서 좋은 관계만큼 아름다운 꽃나무도 없고 향기롭게 설레는 일은 도무지 없습니다.

 

 산벚꽃나무

 

 나태주

 

뒤로 물러서려다가

기우뚱

벼랑 위에 까치발

재겨 딛고

어렵사리 산벚꽃나무

몸을 열었다

알몸에 연분홍빛

홑치마 저고리 차림

바람에 앞가슴을

풀어헤쳤다.

 

 

밤벚꽃

 

도혜숙

 

해는 이미

져버린 지 오래인데

벚꽃은 피고 있었다

벚꽃이 팝콘 같다

아이들 떠들썩한 소리에

갑자기 까르르 웃는

벚꽃

다시 보니 참

흐드러지게 먹음직스럽다

 

 

Posted by 다정한 호롱불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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