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김태리 미스터선샤인 아가씨 승리호 리틀 포레스트♬
매력적인 배우
김태리
미스터션샤인
아가씨
■'아가씨'는 2016년에 개봉한 한국영화 중 '곡성'과 함께 최고수준의 성취를 이룬 영화다. 영화는 개봉 초반에 주연 배우들의 파격적인 노출신으로 주목받았으나 그런 걸로만 이 영화를 들여다보는 것은 겉핥기일 뿐만 아니라 작품과 감독, 배우들에 대한 실례이기도 하다. '아가씨'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이 작품이 매력에 가장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온 단연 서사이다. 사랑, 그것도 여성과 여성의 사랑을 이토록 아름다우며, 귀엽고 사랑스럽게 그려낸 작품이 있을까. 정말 건조하게 말해서 이 작품은 성소수자의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지만 그 테마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이 지니는 근원적인 의마와 힘, 그리고 맞닥뜨렸을 때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처럼 펼쳐놓은 작품이다. 영화 '아가씨'는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숙희의 관점, 2부는 히데코의 관점, 3부는 영화의 해석과 결말. 이런 흐름부터 충격적이었다. 영화에 반전을 가하는 경우는 많지만 연극처럼 1부, 2부, 3부로 나누어둔 것은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조진웅)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김민희), 그녀에게 백작인 추천한 새로운 하녀(김태리)가 찾아 온다. 매일 이모부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외로운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녀의 정체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로,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를 유혹하여 돈을 가로채겠다는 사기꾼 백작(하정우)의 제안을 받고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하녀가 된 것. 드디어 백작이 등장하고 백작과 숙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는데....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매혹적인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아가씨’의 주인공 히데코(김민희 분)는 막대한 재산을 상속하게 될 귀족 아가씨다. 백작으로 위장한 사기꾼 후지와라(하정우 분)는 히데코와 결혼해 그의 재산을 가로채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후지와라는 숙희(김태리 분)를 고용해 히데코와의 결혼을 성사시키는 걸 도우라고 요구한다. 숙희는 후지와라의 사기 결혼을 돕기 위해 히데코의 하녀가 된다.
‘관계재’ 없는 히데코의 불행
영화 '아가씨'로 본 관계재와 행동경제학
히데코가 있는 저택은 늘 어둡고 우중충하다. 거대한 저택에서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고귀한 귀족 아가씨이건만 히데코는 행복하지 않다. 일본인 어머니는 히데코를 낳을 때의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일본인 아버지도 어머니의 죽음을 이기지 못하고 병을 얻어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떴다. 귀족인 이모와 결혼한 친일파 조선인 이모부 고우즈키(조진웅 분)를 따라 다섯 살에 조선으로 건너왔다. 어머니 같던 이모는 목을 매 자살했고, 이모부는 어렸을 때부터 학대했다. 커서는 신사의 탈을 쓴 변태성욕자들 앞에서 음란 서적을 낭독하며 이모부의 책을 비싸게 파는 것에 이용당한다. 주변 사람 모두 히데코를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이다.
마음 둘 곳 하나 없는 히데코는 경제학적으로 ‘관계재(relational goods)’가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관계재란 이탈리아의 사회경제학자 루이지노 브루니가 제안한 개념이다. 인간관계, 즉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할 때 생기는 재화를 말한다. 가족애, 우정, 사랑, 동료애 등이다. 관계재는 상품과 같은 형태가 있는 재화가 아니라 서비스처럼 형태가 없는 무형의 재화다. 이 관계재는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 그 누구와도 관계를 형성할 수 없었던 히데코에게 관계재가 생길 리 만무했다. 행복을 찾으려는 히데코가 찾은 방법은 결혼을 이용한 탈출이었다.
보완재와 대체재로 보는 삼각관계
사실 속임당하는 사람은 히데코가 아니라 숙희였다. 히데코의 목표는 낭독도 모자라 재산을 빼앗으려고 조카인 히데코와 결혼까지 불사하려는 이모부로부터의 탈출이다. 이를 위해 히데코는 후지와라와 결혼한 뒤 이모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숙희를 이용한다. 숙희를 후지와라 부인이라는 이름으로 정신병원에 가둬 이모부의 눈을 속이고 자신은 숙희의 이름으로 자유롭게 사는 것이다. 히데코에게 숙희는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후지와라의 ‘보완재’일 뿐이었다. 경제학에서 보완재는 두 재화를 따로 소비하기보단 같이 소비할 때 효용이 늘어나는 재화를 의미한다. 빵과 잼처럼 같이 있을 때 좋아서 ‘협동재’라고도 한다.
■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가 관객들을 사로잡은 명대사를 공개했다.
#1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먼저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는 '아가씨'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최고의 명대사로 손꼽히며 호응을 이끌고 있다. 하녀 숙희의 시점에서 전개된 1부에 이어 아가씨 히데코의 시점으로 구성된 2부에 등장하는 이 대사는 김민희의 섬세한 감정이 담긴 내레이션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백작과의 거래로 인해 저택에 들어왔지만 아가씨를 만난 후 변화를 겪게 되는 하녀 숙희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반영한 히데코의 대사는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패러디 열풍을 이끌고 있다.
#2 "예쁘면 예쁘다고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사람 당황스럽게시리"
아가씨 히데코를 마주한 하녀 숙희의 솔직하면서도 귀여운 속마음은 관객들에게 웃음과 떨림을 동시에 전한다. 아름다운 히데코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예쁘면 예쁘다고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사람 당황스럽게시리"라며 내뱉는 숙희의 속마음이 담긴 대사는 김태리의 섬세한 연기와 어우러지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순수하면서도 매혹적인 아가씨와 마주한 후 당황한 하녀 숙희의 솔직한 대사는 미묘한 감정과 떨림을 고스란히 전한다.
#3 "우리 동네에서 순진한 건 불법이거든요"
■남숙희, 타마코(김태리)
무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인 배우가 되어 당당히 주연을 꿰찼다. 박찬욱 감독의 7년만의 국내 복귀작인데다 '수위 협상 절대 불가'라는 조건이 붙어 있어 그렇잖아도 이목이 쏠렸던 오디션이었다. 연극동아리에서 연기를 배우고, 이후 여러차례 연극무대에 서면서 연기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또박또박 떨어지는 발음, 리트머스 처럼 투명한 표정, 히데코의 몸종이지만 그윽한 눈망울에서 묻어나오는 클래식함과 순진함의 자태는 관객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청불영화로 흥행한 배우 김고은고 많이 비교가 되는데, 개인적으로 김태리의 우아함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즈미 히테코(김민희)
승리호
리틀 포레스트
103분
개봉 2018.2.28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은. 그렇게 특별하게 사계적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딛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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