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꽃사과 꽃이 피었다-황인숙
♬좋은시/4월의 시/아름다운 시 황인숙 시 꽃사과 꽃이 피었다♬ 꽃사과 꽃이 피었다 황인숙 꽃사과 꽃이 피었다 황인숙 꽃사과 꽃 피었다 계단을 오르면서 눈을 치켜들자 떨어지던 꽃사과 꽃 도로 튀어 오른다 바람도 미미한데 불같이 일어난다 희디힌 불꽃이다 꽃사과 꽃, 꽃사과 꽃 눈으로 코로 달려든다 나는 팔을 뻗었다 나는 불이 붙었다 공기가 갈라졌다 하!하!하! 식물원 지붕 위에서 비둘기가 내려다본다, 가느스름 눈을 뜨고 여덟시 십분 전의 공중목욕탕 욕조물처럼 그대로 식기 전에 누군가의 몸 속에서 침투하길 열망하는 누우런 손가락엔 열 개의 창백한 손톱 외에 아무것도 피어 있지 않다 내 청춘, 늘 움츠려 아무것도 피우지 못했다, 아무것도 -황인숙 시선집, "꽃사과 꽃이 피었다" 2013, 문학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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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20. 17:03